찰칵! 그리고 또 한 번, 찰칵! 15년 전쯤이었을까요? 사진으로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는 꿈 하나로, 떨리는 손끝으로 셔터를 눌렀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중고로 구입한 캐논 5D 마크2. 전문가들이 애정하던 그 카메라를 손에 쥐었을 때의 설렘과 기대, 그리고 가슴속 깊이 새겨진 첫 촬영의 감각은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습니다. 그 카메라와 함께 수많은 출사를 나갔고, 좋아하는 밴드의 공연을 담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렌즈 너머의 세상은 더없이 아름다웠고, 사진을 찍을 때마다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기회로 기자회견 현장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들려온 소리. '촤르르륵! 촤르르르르르륵!' 익숙한 ‘찰칵’ 소리와는 차원이 다른, 마치 기관총 같은 셔터음이 공간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기계음이 아니었습니다. 프로들의 숨 가쁜 열정이 담긴, 그들만의 박동이었죠. 그 순간 저는 결심했습니다. "언젠가 저 카메라, 캐논 1DX Mark II를 손에 넣고야 말겠다!" 그날부터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갔습니다. 조금씩 돈을 모으고, 촬영을 하며 실력을 쌓아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저만의 기관총 같은 셔터음을 내는 그 멋진 녀석을 품에 안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캐논 1DX Mark II와 함께 한 세월. 이제는 어느 자리에서도 당당하게 사진을 찍으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수많은 순간을 함께했고, 수많은 감정을 담아왔습니다. 이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았고, 또 세상과 연결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업무의 특성이 바뀌었고, 이제는 조용히 셔터를 눌러야 할 순간들이 많아졌습니다. 마음 한구석이 아련하지만, 이젠 오랜 친구를 떠나보낼 때가 되었습니다. 카메라 한 대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는 것을 저는 잘 압니다. 함께한 시간만큼이나, 이 카메라에는 수많은 이야기와 감정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이 친구가 저에게 그러했듯, 새로운 주인을 만나 더 많은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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